- 1어떤 것이 증권인지 아닌지는 이름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우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형식이 아니라 그 권리의 실질을 보고 판단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2그중에서도 자주 문제 되는 것이 투자계약증권입니다. 남이 하는 사업에 돈을 넣고 그 사업의 성과에 따라 이익을 기대하는 구조라면 이 범주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 3증권으로 판단되면 발행할 때 지켜야 할 절차가 따라붙습니다. 이건 규제를 위한 규제가 아니라,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미리 알리라는 요구에 가깝습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변리사 유연입니다.
가상자산 이야기를 몇 편 쓰면서 계속 미뤄 온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증권성이라는 말이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미룬 이유가 있습니다. 이건 개별 사안마다 결론이 갈리는 영역이라, 어떤 것이 증권이다 아니다를 함부로 말하기 어렵거든요. 실제로 감독당국도 사안별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결론이 아니라 질문을 정리해 보려 합니다. 무엇을 증권이라고 부르는지, 그리고 감독당국이 어떤 눈으로 보는지를요. 이걸 알면 뉴스에서 증권성 논란이라는 말이 나올 때 무슨 이야기인지 감이 잡히실 겁니다.
※ 본 글은 자본시장 제도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2026년 8월 기준)이며, 법률자문이나 특정 자산·상품의 투자권유가 아닙니다. 특정 토큰이나 상품의 증권성 여부를 단정하지 않으며, 개별 사안의 판단은 권리의 내용과 발행 구조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첫 번째 — 왜 이름으로 정하지 않을까
먼저 이 질문부터 풀고 가겠습니다. 증권이면 증권이라고 부르면 되지, 왜 굳이 실질을 따지느냐.
간단합니다. 이름으로 정하면 이름만 바꾸면 되니까요.
규제를 피하려는 쪽에서 가장 쉬운 방법이 이름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래서 법이 형식을 기준으로 삼으면 그 법은 금세 종이가 됩니다.그래서 자본시장 관련 법제는 오래전부터 실질을 보는 쪽으로 만들어져 왔습니다. 무엇이라고 부르든, 그 권리의 내용이 증권의 성격을 갖고 있으면 증권으로 다룬다는 것이죠.
이 시리즈에서 여러 번 나온 이야기와 같은 구조입니다. 전환사채는 이름이 사채이지만 결국 신주가 나오기 때문에 신주 발행의 규율을 끌어옵니다. 법은 간판이 아니라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봅니다.
두 번째 — ★ 투자계약증권이라는 그릇
우리 자본시장법은 증권을 여러 종류로 나눠 정의하고 있습니다. 주식과 사채처럼 익숙한 것들도 있고, 수익을 나눠 받을 권리를 담은 것들도 있습니다.
그중에서 새로운 형태를 다룰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것이 투자계약증권입니다.
이름이 어렵게 들리지만 뜻은 단순합니다. 여러 사람이 돈을 모아 어떤 사업에 넣고, 그 사업은 주로 남이 운영하며, 그 결과에 따라 손익을 나눠 갖기로 한 구조. 이런 성격을 가진 권리를 담아내기 위한 그릇입니다.
여기서 판단의 축을 몇 개로 나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 돈을 넣었는가 — 대가를 지불하고 무언가를 취득했는가.
· 공동의 사업에 들어갔는가 — 내 돈이 다른 사람들의 돈과 함께 하나의 사업으로 묶였는가.
· 주로 남의 노력에 기대는가 — 내가 직접 일해서 얻는 결과가 아니라, 발행자나 운영자가 하는 일의 성과에 달려 있는가.
· 이익을 기대했는가 — 쓰려고 산 것이 아니라 값이 오르거나 수익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산 것인가.
이 네 가지가 모두 선명하게 갖춰져 있을수록 증권에 가깝게 판단될 가능성이 커집니다.거꾸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실제로 쓰려고 산 물건이라면, 그리고 그 가치가 남이 하는 사업의 성패에 달려 있지 않다면, 증권과는 거리가 멀어집니다. 놀이공원 이용권을 사면서 그것이 증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세 번째 — 조각투자에서 정리된 것
추상적인 이야기만 하면 감이 안 잡히실 테니, 공개적으로 정리된 흐름을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한동안 조각투자라는 이름의 서비스들이 늘어났습니다. 값비싼 자산을 여러 사람이 나눠 갖는 형태였죠. 미술품, 한우, 부동산, 그리고 음악 저작권료를 받을 권리 같은 것들이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 중 음악 저작권료에서 나오는 수익을 나눠 받는 형태의 서비스에 대해, 2022년에 감독당국이 그 권리를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공개된 내용이고, 이후 조각투자 전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사안에서 판단의 근거로 거론된 내용을 보면 앞서 정리한 축과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이용자는 돈을 넣었고, 그 돈으로 취득된 권리는 사업자가 관리했으며, 이용자가 얻는 수익은 사업자의 운영에 달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용자들은 그 권리를 쓰려고 산 것이 아니라 수익을 기대하고 샀고요.
여기서 제가 흥미롭게 본 지점이 있습니다. 대상이 음악 저작권이었다는 것입니다.저작권은 원래 창작자에게 주어지는 권리이고, 거기서 나오는 로열티는 그 권리의 과실입니다. 그런데 그 과실을 받을 권리를 잘게 나눠 여러 사람에게 팔기 시작하는 순간, 그 상품은 저작권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자본시장 이야기가 됩니다. 지식재산이 금융 상품의 재료가 되는 국면인 것이죠.
저는 이런 장면을 계속 지켜보고 있습니다. 기술이나 콘텐츠가 만들어낸 권리를 자산으로 다루려는 시도가 늘어날수록, 그 권리가 어떤 법의 관할로 들어가는지가 중요해지니까요.
이어서 토큰 형태의 증권, 이른바 토큰증권에 관한 논의도 진행되어 왔습니다. 권리의 내용은 증권인데 그것을 담는 그릇이 분산원장인 형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하는 문제죠. 제도화의 경과와 현재 상태는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로는 그 시점의 현행 법령과 발표 자료를 확인하셔야 정확합니다.
네 번째 — 증권이면 무엇이 달라지나
이 질문이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합니다. 증권이라고 판단되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가장 큰 것은 발행 절차입니다. 일정 규모 이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청약을 권유하려면, 그 내용을 담은 서류를 제출하고 공개해야 합니다. 무엇을 하는 사업인지,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를 적어서 미리 알리라는 것이죠.
이건 판단하지 말라는 요구가 아니라,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먼저 주라는 요구입니다.여기에 더해 광고와 권유 방식에도 규율이 붙고, 부정한 수단을 쓰거나 시세를 인위적으로 움직이는 행위가 금지됩니다. 앞서 미공개중요정보 편에서 말씀드린 규율들이 이쪽에도 적용되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절차를 지키지 않고 발행했다면, 그 사실 자체가 제재의 대상이 됩니다. 사업 자체가 사기였느냐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 구분이 실무에서 꽤 중요합니다. 좋은 사업을 하고 있었더라도 절차를 안 지켰으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가 되니까요.
반대로 이용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증권으로 다뤄진다는 것은 그 상품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문서가 생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 문서가 있느냐 없느냐가 나중에 무언가 잘못되었을 때 따질 수 있는 근거가 되고요.
다섯 번째 — 그래서 무엇을 보면 되나
정리해 보겠습니다. 어떤 상품을 보고 이게 무엇인지 가늠하고 싶으실 때 확인해 볼 만한 것들입니다.
· 내가 갖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가 — 물건인가, 이용할 자격인가, 아니면 수익을 나눠 받을 권리인가. 안내 자료에 이게 명확히 적혀 있지 않다면 그 자체가 신호입니다.
· 수익이 어디서 나오는가 — 사업의 실제 성과에서 나오는지, 아니면 나중에 들어오는 사람의 돈에서 나오는 구조인지. 뒤쪽이면 이건 증권성 이전에 다른 문제입니다.
· 누가 운영하는가 —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라면, 그만큼 남의 노력에 기대고 있다는 뜻입니다.
· 공개된 문서가 있는가 — 증권으로 발행되었다면 확인할 수 있는 서류가 있습니다. 없다면 왜 없는지가 질문이 됩니다.
· 신고된 사업자인가 —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라면 그 자체로도 확인할 사항이 있습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증권이 아니라는 말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증권이 아니면 자본시장법의 보호 장치도 함께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니까요. 이 둘을 반대로 이해하시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마치며 — 간판이 아니라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정리하겠습니다.
무엇이 증권인지는 이름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코인이라고 부르든 회원권이라고 부르든 조각이라고 부르든, 법은 그 권리의 내용을 봅니다. 여러 사람의 돈이 하나의 사업으로 묶였는지, 그 성과가 주로 남의 노력에 달려 있는지, 그리고 사는 사람이 이익을 기대했는지.
이 기준은 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형식이 아니라 실질을 본다는 원칙이 새로운 상품에 적용되고 있을 뿐입니다.
제가 이 주제를 계속 지켜보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앞으로 자산이 될 만한 것들이 점점 무형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음악의 저작권료, 특허의 로열티, 데이터에서 나오는 수익. 이런 것들을 잘게 나눠 여러 사람이 나눠 갖는 시도는 계속 나올 겁니다.
그때마다 같은 질문이 반복될 겁니다. 이게 무엇입니까. 물건입니까, 권리입니까, 아니면 증권입니까.
저는 이 질문이 지겨운 절차가 아니라 꽤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답에 따라 그 상품을 사는 사람이 무엇을 확인할 수 있는지가 달라지니까요.
투자 판단은 각자의 몫입니다. 다만 무엇을 사는 것인지는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그걸 확인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 제도의 몫입니다.
"규제를 피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이름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래서 법은 간판을 안 보고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봅니다 — 여러 사람의 돈이 묶였는가, 그 성과가 남의 노력에 달려 있는가."작성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 본 글은 자본시장 제도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 정보·교육 목적의 칼럼(2026년 8월 기준)이며, 법률자문이나 특정 자산·상품의 투자권유가 아닙니다. 특정 토큰·상품의 증권성 여부를 단정하지 않고, 언급된 사례는 공개된 발표 자료에 기초한 것입니다. 개별 사안의 판단은 권리의 내용과 발행 구조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며, 관련 법령·제도와 그 해석은 계속 변경되므로 실제로는 그 시점의 현행 기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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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광고 — 게시자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 · 변리사 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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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국어영역이라고 부르죠. 제가 본 시험은 언어영역이었고, 그때 익힌 습관 하나가 결국 제 직업이 됐습니다
답이 맞았는데 0점을 받은 날 — 수리영역이 저에게 가르친 것
그때는 억울했습니다. 지금은 그게 제 직업의 규칙이라는 걸 압니다. 결론이 아니라 과정을 보는 일이요